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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두 얼굴, 물량의 시간이 가고 ‘가격의 시간’이 온다

 반도체의 두 얼굴, 물량의 시간이 가고 ‘가격의 시간’이 온다

숫자는 때로 착시를 일으킨다. 올해 한국 경제를 떠받친 반도체 수출 성적표가 그렇다. 10월까지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대비 17% 증가하며 경기 전반을 견인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는 철저히 ‘물량 공세’가 만든 결과였다.

한국은행 조사국 분석처럼 단가 상승 효과는 미미했고, 결국 더 많이 팔아 쌓아 올린 실적이었다. 그러나 시장은 이제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은 내년 반도체 산업에서 올해와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 전망한다. ‘물량의 시간’이 끝나고, ‘가격의 시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에게는 반가운 전환처럼 보이지만, 한국 경제 전체로 보면 새로운 리스크를 동반한 변화다. 내년 반도체 수출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가격 상승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투자의 축소에서 비롯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등 고부가 제품 생산라인 확대에 집중하면서, DDR4·DDR5 등 범용 메모리 설비 투자는 상대적으로 뒷순위로 밀리고 있다.

공급이 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