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이 지금까지 거쳐온 차량들의 추정 구매가를 합치면 약 15억원이 넘는다. 일명 슈퍼카 벤츠 S500·페라리 550 마라넬로·아우디 R8·레인지로버 보그·포르쉐 911 타르가 4S를 차고에 연대순으로 배치하면 한 사람의 인생 궤적이 그대로 드러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에서 골든골로 이탈리아를 탈락시킨 순간 이후, 현지 팬들의 분노가 차에 향했고 페라리 550 마라넬로가 전소됐다. 이 차는 당시 페루자 시절 직접 구입한 V12 478마력의 플래그십 슈퍼카였는데, 차를 잃은 순간보다 그 장면이 더 큰 충격으로 남아 있었다. 훗날 차는 사라졌지만 그 순간이 더 강하게 만든다는 생각은 남았다.
그 이후 차고의 기록은 프로 데뷔 초 첫 수입차로 벤츠 S500이 국내 최초 등록 차주로 불린다는 사실에서 시작된다. 당시 벤츠 S클래스는 대기업 임원이나 성공한 사업가의 차로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이어 아우디 R8 5.2 V10이 차고에 들어오며 미드십 V10의 상징이자 퍼포먼스의 전성기를 함께했다. 레인지로버 보그 SE는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며 선택의 기준을 바꾼 차다. 촬영 스케줄과 가족 여행까지 이 차로 다니며 화려한 슈퍼카를 넘어 실용과 안전을 중시하는 시기의 핵심이 되었다.
지금 가장 아끼는 차로는 15억 규모의 포르쉐 911 타르가 4S가 꼽힌다. 국내 출시가 1억 9,620만원부터 시작하는 이 모델은 타르가 특유의 반자동 개폐식 루프로 완전 오픈카도 완전 쿠페도 아닌 중간의 감성을 준다. 450마력의 사륜구동에 클래식한 실루엣은 시대가 흐려도 촌스럽지 않다. 속도보다 여유를 더 중시한다는 평가와 함께 이 차에 특별한 애정을 드러낸다. 차는 부의 상징이 아니라 인생을 설명해주는 친구라는 것이 이 차고의 핵심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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