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의 정숙한 이동을 넘어서는 진짜 욕망은 가속과 진동, 압도적 엔진음, 차체 실루엣에서 나온다는 관점으로 시작합니다. 람보르기니는 이 감성을 EV로 다루려다 결정적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2023년 처음 공개한 순수 전기차 콘셉트 란자도르를 2028년 양산으로 밝히고도 2024년 말 출시를 2029년으로 미루고, 2025년 핵심 고객층 대상 수요 조사 끝에 프로젝트를 취소했습니다. CEO인 스테판 빈켈만은 영국 매체 인터뷰에서 “내연기관 없는 람보르르니에 대한 고객 관심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밝히며 혁신 강요를 거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로써 란자도르뿐 아니라 우루스 차세대 EV 계획도 취소되고, 대신 두 모델은 PHEV로 전환하는 방향이 확정됐습니다. 2030년까지 전 라인업을 PHEV로 전환하되 내연기관은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한다는 방침이 핵심입니다. 현행 PHEV 라인업으로는 레부엘토(V12), 우루스 SE(V8), 테메라리오(V8)가 이미 선보였습니다.
반대로 페라리는 방향을 달리 잡았습니다. 2026년 로마에서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루체를 공개했고, 1 0 5 0 마력에 달하는 4도어 5인승 구성과 가격 55만 유로라는 고가 전략으로 나갔습니다. 디자인은 애플의 러브프롬이 맡았고 발표 직후 반응은 냉담했고, 업계 인사들 역시 야성의 부재를 지적했습니다. 주가도 즉시 타격을 받아 시가총액이 큰 폭으로 줄었고, 페라리의 전략에 대한 논쟁이 커졌습니다. 다만 루체 논란이 커지는 시점에 빈켈만은 “그것이 우리 회사에 맞는 올바른 길이었다”고 재확인했습니다.
시장 실적은 달라 보여줍니다. 2025년 람보르기니의 글로벌 판매량은 1만 747대로 브랜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특히 우루스 SE는 출시 직후 6개월 만에 연간 물량이 소진되며 생산 물량도 조기에 마감될 정도로 수요가 폭발했습니다. 반면 페라리는 루체를 둘러싼 논쟁에도 불구하고 고정된 라인업의 매력과 혁신 방향성에 대해 시장의 평가를 자유롭게 내리게 했습니다. 빈켈만 CEO의 발언은 경쟁사를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자사 방향의 확고한 신념을 재확인하는 모습으로 남았습니다. 람보르기니의 PHEV 전략과 페라리의 고성능 EV 도입은 서로 다른 해석으로 같은 전환기의 흐름 속에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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