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증상 하나를 억누르는 데서 멈추지 않고, 몸의 균형이 왜 무너졌는지부터 살핍니다. 같은 두통이라도 속이 냉해 생기는 경우와 열이 위로 떠오는 경우가 다르고, 같은 불면이라도 예민함이 원인인 경우와 체력이 바닥나 도리어 못 자는 경우가 다릅니다. 그래서 아이마다 도와주는 방법이 달라지며, 증상을 덮기보다 스트레스로 꽉 막힌 기운을 소통시키고 무너진 자율신경의 균형을 다시 잡아 주는 데 초점을 둡니다.
진료실에서는 이런 수험생들을 자주 만납니다. 평소엔 버티다가도 체력이 조금만 꺾이면 감기와 코막힘이 한꺼번에 밀려와 오래가고, 그로 인해 속이 울렁거리거나 배가 예민해지면서 컨디션이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한 번 증상이 시작되면 쉽게 가라앉지 않아 여기저기 병원을 전전하고, 아이가 힘들어하니 곁에서 지켜보는 부모님의 마음도 타들어 갑니다. 이런 경우 증상을 하나씩 따로 눌러 누르기보다, 왜 몸의 균형이 무너졌는지부터 살피고 체질적인 원인에 맞춰 단계별로 방향을 잡아갑니다.
무엇보다 공부가 이어지는 동안 몸이 덜 무너지도록 돕는 데 초점을 둡니다. 그렇게 몇 달에 걸쳐 몸의 균형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면, 배나 머리가 예전만큼 자주 힘들지 않고 화장실도 한결 편해진다고 느끼는 아이들이 생깁니다. 무엇보다 ‘이 정도면 시험까지 버틸 만하다’는 안도감이 부모님의 목소리에서도 함께 드러날 때, 큰 보람이 느껴집니다. 위의 사례는 같은 방향으로 접근하더라도 몸의 반응과 경과가 아이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누구에게나 동일한 결과를 약속드릴 수는 없다는 점이 함께 기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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