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하철 가는 길에 루카스 온천을 찾았고, 환전을 하려 은행에서 ATM을 쓴 이야기를 시작으로 오늘의 일정을 풀고 있어요. 영어가 안 되어도 ATM은 찍다 보면 되더라고요. 다만 2000포린트를 받고 나서야 가물가물한 의사소통으로 직원이 도와주었고, 6만 6천 원 정도의 환율로 현금이 남았습니다. 온천 안으로 들어가니 춥고, 건물 안은 미로처럼 길이 이어져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 보니 연세드신 분들이 많았고, 동양인도 저밖에 없었습니다. 시계 모양의 전자키를 이용한 사물함은 처음엔 헷갈렸지만 옆 아줌마의 도움으로 해결했죠. 가장 뜨거운 탕은 40도였고, 수영모를 빌려야 한다는 규칙에 따라 빌렸지만 수영은 아직 미숙해요. 거품탕에 앉아 있다가 자리를 두고 벌어진 작은 오해는 영어를 통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남겼습니다. 현지인 아줌마의 정색된 반응은 제 가슴을 떨리게 했고,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하는 외로움과 소외감이 몰려왔어요. 그때부터라도 누군가 도와주길 바랐지만, 모두가 바쁘고 서로의 삶이 다르다는 걸 또 한 번 느꼈습니다.
버블탕 옆의 작은 유스풀에서 운동도 해봤고, 등 마사지까지 해주니 피로가 풀리더군요. 버스 표를 살 때는 기사 아저씨에게 여러 장 샀더니 나중에 기계로 사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세탁방은 구글 지도로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2층의 문지기 시스템도 낯설었습니다. 빨래가 끝난 뒤 케밥집에 들렀는데, 매운맛이 제 입맛과 맞지 않아 실망했어요. 다음날은 같은 위치의 다른 케밥집이 더 맛있었습니다. 굴라쉬는 Drum Cafe에서 맛보려 했고, 처음에는 건더기가 다 가라앉아 수프 같았지만 매콤하고 건더기가 많아 의외로 나쁘지 않았어요. 그 맛 덕에 야경과 온천, 음식까지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혼자 호스텔에서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한국인 룸메이트도 생겼습니다. 세계일주를 꿈꾸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제 여정에 새로운 동기를 주었고, 앞으로의 길도 조금씩 그려지기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