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세계유산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를 따라 울산의 반구천 둘레길을 걸으며,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중심으로 6km 여정을 체험했습니다. 이 코스는 암각화 박물관을 출발점으로 천전리 각석, 반구대 암각화, 집청정, 대곡리 공룡발자국 화석 등을 아우르는 순환형 탐방로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은 공원과 스프링쿨러가 마련된 길 환경도 함께 눈에 들어왔습니다. 반구대 입구에는 화장실이 있어 탐방객에게 편의를 제공했고, 숲길이 태양을 어느 정도 가려 주어 걸음이 비교적 편안했습니다. 대곡천의 풍광은 여유를 주고, 선사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의 역사를 잇는 분위기가 길 위에서 체감되었습니다.
천전리 각석은 국내 최초의 암각화이자 신라 시대의 기록이 겹쳐 있는 ‘기록의 박물관’으로 평가됩니다. 원명과 추명을 통해 525년과 539년의 왕실 방문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 바위가 수백 년간 기록의 흔적을 남겼다는 사실은 이곳이 단순한 암각화를 넘어 사회상을 보여주는 소중한 자료임을 확인시켜 줍니다. 반구대 암각화는 약 7,000년 전 신석기 시대의 그림에서부터 300여 점의 그림이 남아 있습니다. 고래 모습과 각종 생활상을 담은 그림은 당시 사람들의 관찰력과 생존 의욕을 엿볼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러나 사연댐 건설로 물에 잠겼다 깨어나며 표면이 손상될 위험이 커진 현실은 암각화 보존의 긴급한 현안으로 다가옵니다. 수문 조절식 댐으로 수위를 상시 낮추는 방향이 거론되며 울산 시민의 식수원과 세계문화유산 가치를 함께 지키려는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이번 탐방을 통해 돌에 새겨진 선 하나하나가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기록임을 다시 느꼈고, 6km 길 곳곳에서 수천 년의 시간을 오가며 인간의 흔적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깊이 자문하게 됩니다.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현장을 돌며, 현대의 보존과 관리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제 마음에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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