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va, 출처 OGQ 제목: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지은이: 유선경 펴낸곳: (주)위즈덤하우스 발행: 2024년 3월 28일 한승원 소설 <그러나 다 그러는 것만은 아니다> 바람은 언제 어느 때 보아도 짓궂다. 술래에게 바람벽에 머리를 처박은 채 기역 자로 허리 굽히고 있게 해놓은 다음 말뚝박기를 하는 개구쟁이들처럼.
바다 쪽에서 오는 바람은, 주렁주렁 매달린 황금색 열매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뻐드러진 유자나무 가지를 올라타고 한동안 엉덩 방아를 찧어대다가 모두걸음으로 뜀박질 쳐 올라가서 토굴 처맛귀에 대롱거리는 풍경의 양철판 물고기를 흔들어댄다. 그 물고기의 요분질 같은 요동을 견디지 못하고 풍경은 간지럼 잘 타는 아기처럼 몸을 흔들며 떼엥 뗑그렁 웃어댄다.
그래, 삶은 의무감으로 사는 것이 아니고 저런 바람을 품은 채 한껏 즐기는 것이다. 숨이 붙어 있는 한 저렇게 웃으면서 버티는 것이다.
각자 받은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 쪽빛 천을 깔아놓은 듯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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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한승원 소설 <그러나 다 그러는 것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