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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소설 < 토지 9>

 박경리 소설 < 토지 9>

Savva, 출처 OGQ 제목: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지은이: 유선경 펴낸곳: (주)위즈덤하우스 발행: 2024년 3월 28일 박경리 소설 < 토지 9> 조춘早春에서 봄 한가운데로 성큼 건너가려는 시기에는 바람과 바람이 실어오는 흙먼지와 그 흙먼지의 내음과, 그리고 내음은 바위틈에서 마른 잔디를 비집고 혹은 담장 밑에서 돋아나는 연하고 보송보송 살찐 풀잎의 촉감을 환기시킨다. 대지의 힘찬 숨결은 앙상한 나뭇가지로 뻗어 올라가고 어미 짐승이 새끼 상처를 핥아주듯이 풍설에 멍든 나무의 표피를 바람은 어루만진다.

얼음이 녹고 그늘을 드리운 강물은 정다운 어머니처럼 착한 아내처럼 산자락을 감싸 안으며 모질었던 겨울 얘기를 하면서 흐느껴 우는가. 까치는 날개가 찢어지게 나뭇가지를 물어 나르며 둥우리를 만들고 흙벽을 뜯어먹으면서도 아기는 자란다.

아아 그리고 가랑잎같이 매달려 겨울바람을 견디어낸 번데기는 지금 무서운 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겨울의 죽음에서 떨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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