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기에는 이맘때 쯤이면 학교에서 전교생이 운동장에 다함께 모여서 아침부터 오후까지 가을 운동회가 열리곤 했었다. 스탠드 석 뿐만 아니라, 스탠드 석을 선점하지 못한 학생의 가족은 운동장이 아예 보이지도 않는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점심식사를 위한 자리를 잡아두어야 할 정도로, 아주 시끌벅적 요란스럽기까지 할 정도로 1년 중 가장 큰 학교 행사였다.
학생 수가 급감한 요즘에도 가을에 운동회라는 것이 열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때만 하더라도 그랬다. 여름방학이 지나고 막 2학기가 시작하기가 무섭게, 학교 운동장은 가을 운동회 준비로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로 각 학년별로 맡은 행사 연습을 하느라 항상 북적거리고 떠들썩 거렸다.
학교에 온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게 허락된 유일한 날이자 온가족이 함께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즐거운 날이었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만큼은 그다지 즐겁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우리 부모님은 아침부터 와서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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