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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유감

 수박 유감

나는 수박을 좋아한다. 여름 과일치고 수박만한 게 없다고 여기는 사람이다.

한 입 베어물면 느껴지는 시원 달콤한 맛은, 여름 무더위를 능히 이길 수 있는 낙이었다. 그런데 올여름은 이 낙을 즐기지 못했다.

경악스럽게도 수박 한 번 제대로 베어물어 본 기억이 없다. 무더위에 시달린 뒤 집을 돌아가는 퇴근길.

나는 동네마트 앞을 지나치며 과일 전열대에 놓인 탱탱한 수박을 수도 없이 마주 했다. 그러나 나는 진열대에서 당차게 수박을 꺼내 들지 못했다.

혼자 먹기에는 수박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왜 우리 동네마트에는 수박을 통 단위로만 파는 것인지.

요즘엔 싱글족들을 위해 쪼개서 파는 곳들도 많더만. '수박을 산다고 해도 분명 몇 조각 먹지 못하고 남길 게 뻔하고, 과일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온집안이 초바리로 가득할 것이고, 그 냄새는 어쩔 것이며, 음식을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더럽고 귀찮다'는 생각이 수박을 볼 때마다 자동 재생됐다.

그래서 올 여름 내내 수박을 바라만 볼 뿐, 감히...

원문 링크 : 수박 유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