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청보리밭으로 넓은 들을 바라보는 여정은 한겨울의 눈과 계절의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 한겨울에는 넓은 평지 위로 하얀 눈이 내리고, 늦봄에는 푸른 보리밭이 펼쳐진다. 다가오는 여름에는 해바라기와 하얀 메밀 꽃이 어지럽지 않은 풍경으로 감상된다. 다만 이번 방문 시점에는 전국적 폭설의 여파가 남아 있던 터라 눈은 거의 녹아 황토색이 비치는 듬성듬성한 밭과 맑은 하늘이 대조를 이뤘다. 도깨비 촬영지로도 알려진 과거의 흔적은 지금은 휑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경상권에서 접하기 어려운 광활한 평야는 여전히 인상적이었다. 다음 방문 시기는 자신의 계절에 맞춰 다시 찾아보려는 의지가 생긴다.
전통시장 방문은 이 여행의 출발점이었다. 고창전통시장은 5일장으로 매달 3, 8일에 열리며, 방문일은 2월 28일이었다. 시장을 걷다 보면 다양한 먹거리의 향이 흘러나오고, 장날의 분위기가 풍성하게 다가왔다. 눈앞에 나타난 효도 찐빵은 광고 문구의 영향으로 관심이 집중되었다. 찐빵과 만두를 반반씩 주문해 먹는 선택은 현장의 분주함 속에서 빠르게 이뤄졌고, 찐빵은 앙금이 가득하고 단맛이 과하지 않아 만족감을 주었다. 만두 역시 속이 가볍고 식감이 좋았으나 개인적으론 찐빵이 더 기억에 남았다. 시장 구경을 마치며 젓갈 한 근도 구입했고, 집으로 가져간 품질 높은 간식에 만족스러운 평가가 남았다.
담양으로 이동해 담양국수거리의 점심을 기대했다. 주차 문제로 고생한 끝에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했고, 죽녹원 인근의 고등어 쌈밥집은 현지인들의 방문이 많아 기대를 높였다. 로컬이 즐겨 찾는 곳을 방문한 결과 기대 이상으로 맛돌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이후 국수거리에 위치한 1번 가게를 찾아보았으나 현재 건물이 노후화되어 더 이상 이용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댓잎 아이스크림의 웨이팅은 길어 포기하고 인근의 공예품 가게를 둘러보았다. 담양의 대나무 박물관 쪽에서 구매하면 더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남았다. 죽녹원 입장료는 성인 3000원으로, 지역 자매결연 지역 주민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입구의 표지판은 만져지는 대나무에 대한 주의가 돋보였다. 대나무로 만든 의자에 앉아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은 지역의 특성을 잘 반영했다.
죽녹원 내부의 족욕 체험은 대나무의 향과 함께 특유의 여운을 남겼다. 인공폭포와 자연스러운 풍경 사이에서 짧은 시간의 여유를 보낸 뒤 담양향교 쪽으로 나오는 길에 채상장의 전시관을 방문했고, 대나무로 만든 예술품들의 가격은 다소 높아 구입 없이 구경으로 마무리했다. 촬영은 사진관에서 이뤄졌고, 출력물 가격은 합리적이었다. 다만 모델의 표정이 자연스러워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남았다. 다음 일정은 다음 게시글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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