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소설을 나선 정벌의 배경 속에서 읽으며 하얀 외계인(러시아 계열), 제국인(청나라 계열), 포로(대한제국민)로 나뉜 세계 구도가 독특하다고 느꼈습니다. 전개 내내 제국과의 전투가 압도적 화력으로 하얀 외계인들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는 듯 보였으나, 결국 주인공 일행이 늘 하얀 외계인을 격파하는 모습이 반복됩니다. 처음엔 어렵게 밀고 나가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쉽게 적을 제압하는 흐름이 이어지죠. 그런데 전투가 끝나면 주인공 무리는 또다시 제국인들에게 쉽게 붙잡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이 반복이 여러 차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제국인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식의 암시가 있어도 실제로는 주인공이 제국인을 죽이는 장면이 등장하며, 억제력의 부재가 느껴지는 부분이 분명합니다. 이 지점에서 이야기가 의도한 메시지와 독자의 기대 사이에 간극이 생기는 듯했습니다.
또한 이 작품에서 이름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됩니다. 등장인물과 물건이 잊을 수 없이 계속해서 이름 없이 불리거나 그녀, XX색 치마의 여자, 하얀 막대 같은 식으로 호칭되는 장면이 많아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설사 인물의 이름이 밝혀졌더라도 여전히 이러한 호칭이 남아 있어 몰입을 방해하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6장에서 제시된 생존 욕구와 도덕적 경계의 문제가었습니다. 전투 중인 상황에서 남성 인물들이 본능적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고 주연 인물들을 덮치려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서사의 핵심이나 메시지를 위한 인물 설정이 지나치게 찌르는 느낌으로 가며, 서사 없이 엑스트라 같은 존재를 더하는 경향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의도를 투쟁으로 이해하더라도, 목적 달성을 위해 상대를 악마화하는 방식은 경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의 사회를 돌아보면 모든 이가 날선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많다고 느낍니다. 사람은 서로 의지하고 존중하는 관계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더 많은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는 세상이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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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26년 5월의 독서 결산 북클럽은 처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