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그런 밤이 필요하다. 어제 밤, 별 기대 없이 동네를 산책하다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곳엔 휘영청 뜬 보름달이, 말 그대로 찬란하게 떠 있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잔잔한 바람, 그리고 그 안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는 둥근 달.
나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무슨 특별한 생각이 떠오른 것도 아니었고, 어떤 감상에 젖은 것도 아니었다.
그저, 괜히 좋았다. 괜히 웃음이 났다.
아무 뜻도, 아무 의미도 없이. 그런데도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졌다.
사실 우리는 너무 많은 순간을 ‘의미’로 설명하려 한다. 무언가를 해야 하고, 해야 할 이유도 있어야 하고, 그게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늘 따져봐야 하는 삶.
그 안에서 문득 찾아온 이런 ‘아무 이유 없는 순간’은 마치 놓쳤던 숨을 되찾는 느낌이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조차 잊고 산다.
늘 눈은 휴대폰을, 뉴스 속 문자를, 바쁜 사람들의 표정을 향해 있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는 건 어쩌면 스스로...
원문 링크 : 아무 의미도 없이, 그저 좋았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