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을 한껏 남긴 최소한의 디자인은 오히려 매우 강력한 주목성을 지닌다. 이와 마찬가지로 진정으로 아름다운 브랜드는 별도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없이도 사람들 사이에 전해지기 마련이다. 어떤 브랜드에 호감이 생기는 것을 마음이 움직인다라는 의미에서 감동으로 표현한다면, 진정으로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브랜드들은 이미 사람들이 모든 접점에서 감동하도록 치밀하게 준비해둔 것이다.
Less, but Better로 대표되는 디터 람스의 디자인 십계명은 제품 디자인뿐 아니라 브랜딩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좋은 디자인은 유용하고 정직하다고 이야기한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좋은 브랜드 역시 유용하고 정직해야 한다.
독일 출신 패션 디자이너 질 샌더는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바우하우스 양식과 결부시킬 만큼 일상적이고 단순하며 기능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 그러나 철학과 비전이 명확한 브랜드들은 눈에 띄는 브랜딩이나 대대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 없이도 이내 마니아층을 형성한다. 좋은 브랜드는 오랜 시간 한결같은 모습으로 사람들과 지속적인 공감대를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크게 이슈가 되어 얼마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브랜드를 베스트셀러에 비유한다면, 좋은 브랜드는 마치 스테디셀러와 같다.
단순함이야말로 최고의 세련됨이라는 신조를 내세워 제품을 비롯한 모든 부분에서 불필요한 장식을 최대한 없애 본질적이고 단순한 디자인을 선호해온 애플의 미의식은 독일 바우하우스의 철학과도 상통한다. 매장의 구성 방식도 유사하다.
미국의 한 건축가는 건축을 배우는 유일한 방법은 직접 찾아가 그 건축물 속에 몸을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론상으로 이론과 실제는 같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론과 실제가 다르다. 건축과 마찬가지로 브랜드도 실제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하는 조직 속에 몸을 두고 체득해야 하는 것이다.
카페는 브랜드의 실체화 방식을 공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미니멀리즘은 물질 만능주의를 경계한다는 차원에서 사회적인 공감을 얻었다. 물질적인 행복을 좇아 무조건 많이 갖기보다 꼭 필요한 것을 엄선해 취하고 그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삶이야말로 미니멀리즘의 핵심이다. 브랜드에는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이 시각적으로든 언어적으로든 실체화되어 꾸준하게 유지될 때 사람들은 이를 브랜드의 헤리티지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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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브랜드 브랜딩 브랜디드_임태수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