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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벌판 위에 세운 영혼의 쉼터, 클라우스 형제 필드 채플(Bruder Klaus Field Chapel)_페터 춤토르 | 이삭건축사 촬영

 고요한 벌판 위에 세운 영혼의 쉼터, 클라우스 형제 필드 채플(Bruder Klaus Field Chapel)_페터 춤토르 | 이삭건축사 촬영

미니멀리즘 건축의 거장 페터 춤토르는 독일의 고요한 벌판 위에 세운 영혼의 쉼터로 클라우스 형제 필드 채플을 남긴다. 푸른 하늘 아래 거친 다짐 콘크리트 외벽의 압도적 매스감과 날카로운 삼각형 철제 출입문이 만들어내는 기하학적 대비가 사진으로 담겨지며 춤토르 특유의 물성과 영성이 묵직하게 전해진다. 대지와 불, 빛이 빚어낸 영혼의 성소로 여겨지는 이 공간은 현상학적 공간의 정점에 선 감동을 선사한다. 독일 와허샤이드의 넓은 농지 한가운데 우뚝 선 이 작은 예배당은 현지의 흙과 돌, 나무, 불이라는 원초적 요소를 결합해 내부로 들어서는 이의 감각을 전혀 흔들지 않도록 만들었다.

건축물의 기본 정보로는 클라우스 형제 필드 채플(Bruder Klaus Feldkapelle)로 알려져 있으며 설계자는 페터 춤토르다. 위치는 독일 메헤르니히 와허샤이드이며 완공 연도는 2007년, 용도는 개인 예배당 및 명상 공간이다. 핵심 관전 포인트는 대지의 흙을 24일간 다져 올린 외벽이다. 현지 모래와 자갈, 흙을 한 층씩 단단하게 다져 만든 24개의 수평 레이어는 시간의 흔적을 묵묵히 증명하고 주변 자연과 인위적이지 않게 어우러진다. 112그루의 가문비나무를 원추형 텐트 모양으로 세운 뒤 외부에 콘크리트를 타설해 내부를 형성하고, 콘크리트가 굳은 뒤 불을 지펴 나무 거푸집을 태워 없애면 타버린 자리에는 음각으로 남은 질감과 생명력이 공간에 엄숙함을 더한다. 오쿨루스(Oculus)로 들어오는 빛은 공간의 꼭대기를 하늘로 열고, 한 줄기 빛이 내벽에 강렬한 명암을 남긴다. 비와 눈 등 자연의 변화가 내부로 투영되고, 외부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공간은 지속적으로 변주된다.

이 비하인드 스토리는 자본이 아닌 평생 농사를 지은 노부부의 소박한 소원에서 시작된다. 부부는 지역의 수호성인인 클라우스 형제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작은 예배당을 원했고, 춤토르에게 설계를 의뢰했다. 이미 세계적인 거장이었던 그의 설계비를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편지는 예술과 신념의 만남을 보여 준다. 시공 또한 거창한 건설회사가 아니라 노부부와 가족, 마을 이웃이 수작업으로 콘크리트를 다지며 완성했다. 자본주의적 논리를 넘어선 이 과정은 오직 진심으로 지어 올려졌기에 방문객의 마음을 거칠고도 따뜻하게 울리는 힘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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