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와 자율의 역설 한국과 미국의 배상책임보험 시장은 흥미로운 역설을 보여준다. 미국은 배상책임보험 가입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제도가 전무함에도 세계 최고의 가입률을 기록하는 반면, 한국은 정부 주도의 의무가입 제도가 촘촘히 설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보험 침투율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보험에 대한 금융 이해도나 안전 의식의 차이로 치부할 수 없으며, 양국의 상이한 법적 환경, 사법 시스템, 그리고 사회적 안전망이 만들어낸 경제적 합리성의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 법적 환경의 비대칭성: 징벌적 배상 대 전보적 배상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가해자가 짊어져야 할 ‘법적 리스크의 총량’에 있다.
영미법계인 미국은 악의적 불법행위에 대해 실제 손해액을 훨씬 상회하는 금액을 부과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Punitive Damages)’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있어 단 한 번의 패소가 파산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공포를 심어주며, 따라서 보험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