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지도 교수님이 내 expose에 오케이 사인을 보내주셨다. 이제 조금 더 정리해서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독일어권에서 프로포절을 expose라고 한다는 점은 새로 알게 되었고, Expose 쓰는 중에 실제 literature review(state of the art)와 리서치 갭을 기술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 당황도 했다. 다행히 계명대 김수봉 교수님의 스레드 캡처본이 큰 도움을 주었고, 교수님의 학문적 배경이 법학이라 약간의 변형이 필요하다고 이해했다. 아직 박사의 정점을 완전히 파악하진 못하지만, 그분의 정리가 핵심을 잘 보여주는 듯하다. 서양권에서 학사 에세이도 주장(argument)이 중요하듯 박사과정은 기존 지식을 나의 목소리로 새롭게 제시하는 방향이 더 날카롭다.
주제를 정하려면 법학의 어느 분야를 다룰지 먼저 결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세밀한 주제를 찾아야 한다. 이 주제는 단순한 흥미가 아니라 학문에 기여할 수 있는 독창성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 어렵다. 대개 인기 있는 주제는 이미 남들이 다 파고 들었으니, 그 틈을 비집고 나갈 주제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캡처의 요지는 이 틈은 관련 논문을 많이 읽는 게 열쇠라는 것이고, 그래서 석사 논문을 쓰면서 박사 주제를 미리 발전시킬 여지를 남겨두는 전략이 유리하다는 점이다. 영국에서 들었던 말도 그래서다. 박사로 가려면 석사 논문 주제를 박사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는 쪽으로 정하라는 것.
하지만 박사 논문에서 필요로 하는 연구 갭을 석사 논문에서 혼자 찾는 일은 쉽지 않다. 눈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유학을 고려할 때도 박사 진학과 연계한 학교나 주제의 석사를 택하면 이 눈의 차이를 활용할 수 있다. Expose를 쓸 때 선행 연구를 검토하고 리서치 갭을 찾는 일은 필수이며, 그 과정이 이후에 논문 주제의 설득력과 연구 계획의 실현가능성을 입증하는 핵심이 된다. 이 문서는 독자에게 내 연구가 기존의 리서치 갭을 메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설득의 자료이자, 계획의 실현가능성을 입증하는 근거를 담아야 한다. 다만 법학은 모든 주제가 literature review를 필요로 하지는 않기에 state of the art로 대체하는 학교도 있다. 이때도 선행 연구의 흐름을 제시하면 이해가 쉽다.
나 역시 expose를 쓸 때 김수봉 교수님의 흐름 정리를 따라가니 가장 쓰기 쉬웠다. 한 문장의 정형화된 공식은 법학에서 반드시 쓰지 않았다. 이 방법으로 리서치 갭을 찾고 선행연구 리뷰를 마치면 expose의 절반은 끝난 셈이다. 그 뒤의 research questions와 structure는 석사 과정과 동일하게 진행하면 되고, 이미 지형 파악이 끝난 상태라면 어떤 논의가 들어가야 할지 자연스레 보인다. 마지막으로 교수님의 행동 강령도 참고했다. 모든 박사 과정에 계신 분들 파이팅.
원문 링크 : 18. 선행연구 in Expose (Propos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