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빠지게 일었던 세월도 돌이켜보면 헛되어 보이는데, 햇볕은 보이면서 허송세월할 때 내 몸과 마음은 빛과 뻗으로 가득 찬다. 나는 허송세월로 바쁘다.
허송세월 김훈 산문 허송세월 김훈의 산문집 『허송세월』을 읽는 동안, 나는 문장 하나하나에 오래 머물렀다. 이 책은 단순히 ‘시간을 헛되이 보냈다’는 뜻이 아니다.
허송(虛送) — ‘헛되이 보내다’는 뜻이지만, 그 안에는 단순한 무의미가 없다. 오히려 작가는 이 ‘비워두는 시간’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성찰하고, 그 속에서 다시 살아 있는 말과 생각을 길어 올린다.
햇볕 아래서 책장을 넘기며 읽는 김훈의 문장은 묵직하다. 그의 문장은 느리지만 명확하다.
“나는 본 것에 의지해서 보지 않고, 말하여진 것에 의지해서 말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 고백처럼 그는 언어의 틀을 벗어나려 애쓰며, 세상과의 진실한 관계를 다시 맺으려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래서 『허송세월』은 단순한 산문집이 아니라, 작가 김훈이 자신의 언어를 새로 세우는 과정의 기...
원문 링크 : 허송세월로 바쁜 삶 ― 김훈 산문 『허송세월』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