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리!" 회사 복도에서 누군가 저를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봤습니다.
하지만 그건 저를 부른 게 아니었습니다. 우리 팀에만 이 대리가 셋이거든요.
그 순간, 문득 깨달았습니다. 나는 3년 동안 이 회사에서 '이 대리'로만 살아왔다는 것을.
이름이 사라진 세상 언제부턴가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잊어버렸습니다. 편의점 알바생은 그냥 '여기요', 배달 오신 분은 '기사님', 경비 아저씨는...
그냥 경비 아저씨.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인데, 그들의 이름을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 삶을 바꾼 작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민준이 아빠, 안녕하세요!"
아이 어린이집 선생님이었습니다. 처음 뵙는 날, 선생님은 제 이름을 물어보셨습니다.
"엄마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저는 당황하며 대답했죠.
"아, 저요? 이소라(가명)입니다."
그 다음날부터 선생님은 저를 '민준이 엄마' 대신 '소라 어머님'이라고 불러주셨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다른 학부모님들도 자연스럽게 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