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이 마치면 정갈한 밑반찬이 먼저 세팅된다. 아삭하고 시원하게 잘 익은 깍두기와 배추김치, 매콤한 청양고추, 짭조름한 멸치볶음이 차려지고, 두툼하게 부친 계란말이가 특히 별미다. 해장국 나오기 전 밥 한 술을 먼저 떠먹게 만드는 마성의 반찬으로, 잘 차려진 시골 할머니 집 밥상 같은 느낌이 든다.
먼저 나온 감자탕은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고 들깨가루가 듬뿍 얹혀 나온다. 국물 한 입은 깊고 구수해 속을 뜨겁게 풀어주고, 콩나물과 시래기가 듬뿍 들어가 국물이 시원하다. 고기도 푹 삶아 뼈에서 살이 부드럽게 발라져 든든하게 한 끼를 채운다. 뼈해장국 스타일로 충분히 포만감을 준다.
오늘의 주인공은 제주에 와서 반드시 맛봐야 한다고 여겨지는 고사리 육개장이다. 고사리가 길게 찢겨 고기와 국물에 완전히 녹아들어 걸쭉하고 진한 텍스처를 자랑하고, 위에는 미나리가 송송 올라 향긋함을 더한다.
젓가락으로 들어올리면 고사리와 고기가 결대로 부드럽게 풀려 올라오고 묵직하게 입에 닿는다. 한 입 넣는 순간 고사리 특유의 구수함과 고기 육수의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감동을 주어 밥 한 공기 뚝딱 말아 완뚝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또 직접 꺾어온 고사리라 그런지 풍미의 깊이가 남다르고, 아침 일찍부터 동네 어르신들과 올레길을 걷는 여행자들이 이른 시간부터 뚝배기 한 그릇씩 비우는 모습에 격하게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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