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의미 부여가 가능한 저의 짧은 망상입니다. 1년 전에 탁 트인 초원에 절취선마냥 그어진 낡은 아스팔트 도로 한가운데에 미국 서부 다이닝(dining) 식당을 연상시키는 카페 겸 가벼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낮은 식당이 있었다. 별 거지같은 일을 다 겪고 정신이 물 빠진 욕조와 동일시화될때 쯤, 운전을 하며 정처없이, 그리고 우연히 도착한 곳이 바로 이 곳이라니.
햇빛이 아직 지면을 점령하긴 했지만 슬슬 저물 기운을 내뿜던 그 시간에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무도 없는 잔잔한 식당이 나를 반겼었다. 주인을 불렀더니 주인은 온데간데 없고 어떤 회색머리를 한 소녀가 옆에 앉아 애플 파이가 담긴 접시를 말없이 내밀었다.
"난 아직 메뉴 안 시켰는데." 그 소녀는 피식 웃더니 나에게 그 접시를 조금 더 밀어주었다.
친절히. "어차피 이거 먹을 거잖아요."
틀린 말은 아니아서 내심 놀랐지만, 그것보다 어떻게 이 허허벌판에 왜 이런 흔하지도 않은 머리색을 가진 소녀가 식당 안에서 출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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