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 사이도 결국 남남이 되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닌 아주 사소한 계기에서 비롯된다는 점이 강조된다. 학창 시절의 비밀과 십년 넘는 동료 관계가 어느 날 갑자기 멀어지는 경우는 흔하며, 밀접한 관계가 거창한 이유 없이 서서히 균열에 의해 무너진다. 심리상담학의 분석도 미세한 경계선의 붕괴가 누적되어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다고 본다. 시간이 흘러 편안함이 생기지만 그 편안함이 무례함으로 이어질 때 관계의 균열은 가속화된다. 오랜 인연일수록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너니까 이해해 주겠지”라는 안일한 믿음이 가장 소중한 이를 멀어지게 하는 지름길이 된다.
친구의 고민에 다가갈 때 가장 큰 실수는 서둘러 해결책을 제시하는 태도다. 자신이 옳다고 여겨 상대의 상황을 다 안다는 듯 조언을 던지면, 진심 어린 충고로 받아들여지기보다 우월감이 스며든 말로 여겨질 수 있다. 진정한 소통은 상대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알아주는 따뜻한 눈빛에서 시작되어야 하며, 완벽한 해결책보다는 곁에서 묵묵히 버텨주는 침묵이 관계를 살리는 가장 큰 힘이다. 잦은 훈수와 비난은 상대의 마음 문을 닫게 만든다.
세월이 흐를수록 변화하는 상대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과거의 기억에만 매달려 현재의 변화와 삶의 궤적을 거부하면 대화는 어렵게 된다. 새로운 환경과 성격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성장이며, 이를 품어줄 때 관계는 동반자로 성숙한다. 또한 비교 의식과 질투는 우정을 차갑게 얼려버리는 결정적 요인이다. 상대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뻐하는 넉넉한 마음이야말로 관계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두터운 인연도 당연한 것은 아니므로 매일의 대화와 배려가 필요하다. 편안함이 무례함으로 바뀌지 않도록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고,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세월의 무게를 존중하고 진정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서로의 행복을 기뻐하는 마음이 우정을 오랫동안 유지시키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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