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찍은 반려견 사진 한 장에는 대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AI 생성 이미지가 일상이 된 지금, 다온이 사진의 고집은 글의 중심이 된다. 산책을 나가면 카메라를 먼저 든다. 다온이가 앞서 걷다가 돌아보는 순간, 풀밭에 코를 박는 순간, 그늘 아래 잠깐 멈추는 순간. 그 장면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항상 조금 뒤처져 걷는다. 각도를 맞추고, 수평을 확인하고, 눈높이를 낮춘다. 다온이의 시선과 카메라가 같은 높이가 될 때까지. 이 번거로움은 번거로움이 아니고 사진을 사진이게 만드는 핵심이라고 여겨진다. 셔터를 누르기 전의 몇 초가, 이 장면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증거를 만든다.
AI는 이제 그럴듯한 이미지를 순간에 만들어낸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1년 남짓, 정보성 글에 이미지가 없으면 허전할 때도 있지만 AI 이미지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다가, 딥페이크가 문제가 되면서 원칙이 선명해진다. 글에 들어가는 사진은 반드시 직접 찍은 것만 쓴다는 원칙. 처음엔 단순한 취향으로 시작됐지만, 점차 그 의미가 깊어졌다. SNS를 열면 완벽한 반려견 사진이 넘쳐나고, 털 한 올까지 선명하고 빛은 항상 적당하다. 그쯤에서는 의문이 생긴다. 이 사진 속 강아지는 실제로 존재하는 걸까. AI가 만들어낸 반려견 이미지는 구별이 어려워졌다. 진짜처럼 보이고 진짜처럼 읽히는 글의 조합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다.
다온이는 2022년 6월생 적시바견으로, 암컷이고 산책을 좋아한다. 풀 냄새를 맡을 때의 집중하는 표정은 매번 다르다. 빛의 방향, 계절,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직접 찍는 사진에는 담긴다. 각도를 낮추면 보이는 다온이의 눈빛, 수평을 맞춰야 살아나는 산책로의 깊이. 이것은 AI가 만들어낼 수 없는 영역이다. 어떤 알고리즘도 봄날의 오후 그 골목에서 다온이가 멈춰 선 순간을 알지 못한다. 사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의 기록이다. 거기에 다온이도 있었고, 그 순간이 존재했다는 증거다. AI가 아무리 정교해도 담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실제다. 기록하기 위해 셔터를 누른다. 번거로움이더라도, 여러 번 다시 찍더라도. 다온이와 함께한 산책 사진들이 쌓일수록 한 가지가 분명해진다. 이 사진들은 다온이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자리에 있었던 존재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것이 직접 찍는다는 원칙을 앞으로도 지켜갈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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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AI 사진이 넘치는 시대에 내가 여전히 셔터를 누르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