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처음 쥐었던 지워지는 볼펜 프릭션볼 4색 0.5 우드의 기본 리필을 0.38로 바꿔 같은 색 구성으로 다시 짠 기록이다. 따스한 나무 그립의 프리미엄 라인인 이 펜은 블랙과 브라운의 두 자루로 사용되며, 노크식으로 색을 고르는 구조가 매력적이다. 펜 뒤쪽의 고무를 문지르면 잉크가 투명해지며, 종이는 남고 문장만 사라지는 특징은 여전하다.
네 색을 한 자루에서 쓰는 다색 펜은 옆면의 색 레버를 내려 심이 나오고, 클립을 누르면 들어간다. 색을 바꾸는 동작이 익숙해지면 한 자루로 네 색을 쓰는 리듬이 생긴다. 기본 0.5mm가 아닌 0.38mm 다색 리필(LFBTRF30UF)로 교체 가능하며, 3색 펜도 동일한 방식이다. 볼펜 중앙을 돌려 열고 기존 리필을 제거한 뒤 새 리필을 끼우면 된다. 0.38로 바꾸면 선이 가늘어지지만 잉크 출력은 줄어들어 흐려지기 쉽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블루와 블루블랙을 비롯한 네 색의 조합은 각각의 차이를 드러낸다. 기본 색은 파랑이 또렷하고 밝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소 들뜨는 경향이 있어, 블루블랙을 더해 차분함을 얻는 방식이 편하다. 검정 옆에 두면 색이 서로를 돋보이게 하며, 같은 문장도 다른 분위기로 읽히는 효과를 낳는다. 핑크와 라이트블루를 0.38 리필에 끼울 경우 색의 폭이 넓어져, 한 자루 안에서 더 다양한 팔레트를 구성할 수 있다. 색은 분류 체계로 작동하며, 연구자의 메모처럼 색을 바꾸는 일은 곧 분류를 바꾸는 일이 된다. 잉크의 투명화와 색의 조합은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다루는 과정에서도 핵심 축이 된다. 프릭션볼 4색을 자기 손에 맞게 재구성하는 이 기록은, 기억의 소환과 함께 작은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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