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는 죽지 않는다 / 하기 sneha_snaps, 출처 Unsplash 어젯밤 나는 네가 죽은 줄 알았다 베란다 창문 밖 빈 화분에서 날개를 접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너 너의 무사를 기원하며 나는 창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미동도 없던 너 내일 아침 너의 영결식을 치를 걱정에 나는 오롯이 잠들 수 없었다 아내는 119를 부르자고 했고 딸아이는 가장의 책임을 운운하며 나의 결단을 요구했다 우리 가족 모두를 잠들지 못하게 한 너 나는 밤새 너의 처리에만 몰두했다 두려움에 떨며 행여 남아있을 너의 온기를 차가운 창 밖 저멀리 던져버려야하나 주섬 주섬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종량제 쓰레기로 버려야 하나 쓰레기매립장에서 차마 화형 당할 너의 안위는 먼동이 터오르기전까지 내 안중에는 없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념의 밤이 지나고 베란다에 빛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던 그때 우리 모두는 블라인드를 열고 창문 밖 그 자리를 응시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보았지 너라는 존재의 흔적들 몇 개의 깃털과 배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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