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
요청 처리 중입니다...

[하루 : 좋은 글]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feat.이슬아 작가, 칼럼)

 [하루 : 좋은 글]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 (feat.이슬아 작가, 칼럼)

좋아하는 사람한테 의연하고 싶어 가슴속 꽃밭 대신 오늘도 달린다 연애가 끝나서 자꾸 눈물이 났던 작년 어느 날에 남동생이 내게 말했다. 누나, 슬플 땐 많이 걸어.

그럼 길 여기저기에 슬픔을 두고 올 수 있거든. 나는 원래 많이 걷는 사람이었지만 그날 이후 더 많이 걸었다.

많이 슬픈 날엔 뛰기도 했다. 그러다가 결국 매일 달리기를 하는 사람이 되었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달리러 나갔다. 장마철에도 쉬기 싫어서 방수 재질의 러닝복을 입고 현관문을 나섰다.

수압이 너무 센 샤워기 밑에서 달리는 느낌이었다. 다음날 몸살을 앓으며 비 오는 날엔 뛰지 않기로 다짐했다.

누구나 스스로에게 다른 방식으로 엄격할 텐데 나는 이 부분에서 나를 잘 봐주지 않는다. 게으르게 보낸 하루일수록, 연재하는 글과 만화가 창피할수록, 연애가 어렵고 외로울수록 더욱더 열심히 뛰고 온다.

내가 사는 서교동에서 출발해 망원동을 지나 합정동을 지나 상수동을 지나 서강대교를 찍고 돌아오는 코스다. ...

# 서이추 # 서정적 # 이슬아 # 작가 # 좋은글 # 칼럼 # 한겨레 #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