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 서 있으면 늘 뭔가 어긋난 기분이었다. 가구는 멀쩡하고 상판은 반질반질한데, 이상하게 손이 자주 부딪히고 문을 열면 짜증이 먼저 튀어나오곤 했다.
그래서 생각했다. 아, 내가 문제인가?
낯선 무대에서 내 몸이 어색한 이유 죽전, 수지, 동천동 주택 주방 인테리어 그런데 문득 깨달았다. 한 번도 내 주방을 내가 만든 적이 없었다.
언제나 누군가 정해준 구조, 누군가 정해준 높이, 심지어 ‘이게 요즘 유행이에요’라는 말에 고개만 끄덕였던 기억. 나는 늘 타인의 설계도에 얹혀 살아왔던 것이다.
그러니 불편할 수밖에. 내가 참여하지 않은 공간이 내게 편할 리 없지 않은가.
그러고도 왜 주방에서 행복하지 않냐고 묻는다면, 그건 마치 내가 고르지 않은 옷을 입고 무대에 서는 일과도 같다. 처음으로 내가 나를 설계한 순간 죽전, 수지, 동천동 주택 주방 인테리어 집을 짓기로 마음먹고, 설계도를 펼친 날 가장 먼저 손이 간 곳은 다름 아닌 주방이었다.
거실도 침실도 아닌, 바로 그 주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