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그릇을 보고도 사지 않은 적이 있는가. 아니, 정확히 말하면 살 수 없었던 적이 있는가.
가격 때문이 아니었다. 넣을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주방 수납장을 열면 이미 빼곡히 들어찬 그릇들. 좋아하지도 않지만 쓸 만하니까, 버리기 아까우니까 쓰는 그릇들.
새 그릇을 살 생각을 하면 어디에 넣을까 하는 문제가 먼저 떠올라, 그렇게 발걸음을 돌린다. 후라이팬을 벽에 걸어두면 편하다는 걸 안다.
그런데 지저분해 보일 것 같아서 서랍에 넣는다. 꺼내기 불편하지만 깔끔해 보이니까.
팬트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제습기, 가습기, 계절 가전들을 넣어둘 공간.
하지만 우리 집 구조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애초에 단념한다. 식탁 위에는 늘 무언가가 놓여 있다.
정리해도 금방 다시 쌓인다. 조리대는 좁고, 싱크대 밑 수납은 언제나 부족하다.
그래서 당신은 물건을 덜 사기로 했다. 욕망을 줄이기로 했다.
불편을 참기로 했다. 그런데, 정말 이게 문제일까.
물건이 많아서? 욕심이 과해서?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