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부엌을 몇 번이나 돌아서는지, 아무도 세어본 적이 없다 -주방인테리어 자양, 능동, 군자 냉장고에서 꺼낸 재료를 도마 위에 올리고, 싱크대로 돌아가 물을 받고, 다시 몸을 틀어 가스레인지 앞에 서기까지. 그 사이에 몸이 그리는 궤적을 아는 사람은 오직 그 부엌에서 매일 저녁을 만드는 사람뿐이다.
회의실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마치고, 퇴근길 장을 봐 들어와, 코트를 벗기도 전에 불부터 올리는 그 사람. 당신이다.
남편은 모른다. 싱크대와 조리대 사이에서 몸을 비틀어야 하는 그 어색한 반 걸음을.
국을 끓이는 동시에 반찬 그릇을 꺼내려 할 때, 식기장이 등 뒤 먼 곳에 있어서 매번 온몸을 돌려야 하는 수고를. 아이에게 간식을 건네면서 한 손으로 불 조절을 하려 할 때, 그 좁은 공간에서 팔꿈치가 어딘가에 부딪히는 작은 통증을.
그것이 하루에 서너 번, 일 년이면 천 번이 넘는 일이라는 것을 그는 알지 못한다. 직장에서는 동선이라는 말을 다른 맥락으로 쓴다.
업무 프로세스, 커뮤니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