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엌, 그 시간의 재설계 어느 날 문득,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을 계산해본 적 있으신가요. 30년이면, 아마도 3만 시간쯤 될 겁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 시간 중 절반쯤은 요리가 아니라 '찾는 일'에 쓰였다는 사실입니다.
냄비를 찾고, 접시를 찾고, 양념을 찾고. 문을 열고, 쪼그려 앉고, 팔을 뻗고.
그리고 찾다가 지쳐서, 작은 한숨을 쉽니다. 그 한숨이 쌓여 30년이 되었을 때, 우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살림이 원래 이런 거지." "내가 정리를 못하나봐."
아닙니다. 당신이 서툰 게 아닙니다.
단지 이 공간이, 처음부터 당신을 위해 설계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1. 천장까지 닿는 것들 - 죽전동, 동천동, 신봉동 상부장 맨 윗칸에 뭐가 들어 있는지 기억하시나요.
손님용 찻잔 세트, 명절에 한 번 꺼내는 대접. 그것들을 사던 날을 기억합니다.
그때는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준비된 집, 넉넉한 살림.
그게 당신이 지키고 싶었던 것들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상부장을 천장까지 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