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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는 오래된 불편이 있다.

 주방에는 오래된 불편이 있다.

그것이 불편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요리란 원래 이런 것이라고, 주방이란 원래 좀 번거로운 곳이라고.

몸이 먼저 적응하고, 생각은 나중에 따라오거나 아예 오지 않는다. 수십 년을 그렇게 써온 공간은 불편한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이 된다.

익숙함과 편안함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전혀 다른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다.

냉장고에서 두부 한 모를 꺼낸다. 씻어야 하는데 싱크대는 반대쪽 끝에 있다.

화구 앞을 지나 싱크대로 간다. 물기를 닦고 다시 도마 쪽으로 온다.

손질이 끝나면 다시 화구 앞으로 이동한다. 세 번의 이동.

두부 한 모를 조리하는 동안 이미 주방을 두 바퀴 가까이 돌았다. 그 이동이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냥 요리하는 것이다. 원래 그런 줄 알았으니까.

요리의 순서는 단순하다. 꺼내고, 씻고, 손질하고, 익힌다.

손끝이 이미 알고 있는 순서다. 그런데 많은 주방이 그 순서와 다른 방향으로 놓여 있다.

냉장고 옆에 화구가 오고, 싱크대는 맨 끝에 있다.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