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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은 가장 늦게까지 깨어 있다 - 주방 인테리어 일원동, 도곡동, 양재동 50평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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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하루의 마지막 불을 끄는 사람은 그녀였다. 처음엔 모든 게 낯설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 부엌이 그녀의 것이었던 건 아니다. 서른 해 전 이 집에 처음 들어오던 날을 그녀는 기억한다. 짐을 풀기도 전에 부엌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싱크대는 낮았고 창은 작았고 수납장은 모자랐다. 냄비 하나를 어디에 둘지 몰라 한참을 서 있었다. 이 칸을 열면 너무 깊었고 저 칸을 열면 손이 닿지 않았다. 기름병을 가스레인지에서 먼 데 두어 볶을 때마다 돌아가 집어와야 했다. 국그릇을 꺼내려다 접시를 깬 날도 있었다. 손이 길을 모르던 때였다. 그때는 몰랐다. 이 낯선 부엌이 언젠가 자기 몸의 일부가 되리라는 것을. 그저 매일 끓이고 볶고 닦았다. 그게 전부였다. 손이 아는 거리, 발이 그린 길.

주방 인테리어 일원동, 도곡동, 양재동 50평 아파트 지금은 다르다. 소금은 가스레인지 왼쪽 위, 국자는 후드 아래 두 번째 고리, 도마는 개수대 옆 세워두는 자리. 그녀가 정한 게 아니다. 삼십 년이 정했다. 수천 번 끓이고 볶는 동안 손이 가장 짧은 길을 찾아냈고 물건들은 그 길 위에 하나씩 자리를 잡았다. 이제 그녀의 동선은 지도처럼 부엌 바닥에 그려져 있다. 보이지 않지만 발이 안다. 이 부엌에서는 그녀가 가장 빠르고, 그녀가 가장 정확하다. 지난주에도 그랬다. 오랜만에 옛 친구 셋이 집에 왔다. 그녀는 국을 올리고, 전을 부치고, 나물을 무치고, 밥을 안쳤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손은 쉴 새 없이 움직였지만 마음은 조급하지 않았다. 친구 하나가 부엌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넌 어쩜 이렇게 척척이니." 그녀는 웃었다. 척척인 게 아니라 삼십 년이었다. 이 부엌이 그녀의 손을 그렇게 길들인 것이다. 상을 물리고 친구들이 돌아간 뒤, 그녀는 혼자 남은 부엌에서 가만히 생각했다. 이 자리에서 한 번도 작아진 적이 없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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