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퇴근 후 욕실에 들어가 발을 딛는 순간 물기에 앞발이 주욱 미끄러지며 욕조 벽에 부딪혔다. 충돌의 고통이 심상치 않다 싶더니 오늘 아침 일어나 느껴지는 통증으로 미루어보건대 아무래도 발가락이 삔 모양이다.
올해 욕실에서 다친 것이 벌써 세번째다. 술에 만취해 한밤중에 샤워하다 자빠진 것이 두 번...
욕조 안에 꼴사나운 모습으로 처박힌 채 소리를 꽥꽥 질러댔지. 첫번째는 엉덩이 근육 타박상 정도에서 끝났지만 두번째는 갈비뼈 연골이 다쳐서 1달 가량 오른쪽으로 누워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제대로 잠을 잘 수 있게 된지 이틀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오늘 또다시 이 모양. 웃음이 난다.
아마도 나는 욕실에서 실족사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가장 크지 않을까? 아침에 일어나 발이 삔 것 같은 통증이 들자마자 자동적으로, 강박적으로, 어젯밤 충돌 장면의 세부적인 리플레이가 머릿속에서 반복되었다.
갈비뼈 연골이 다쳤을 때도, 그 세 달 전쯤 만취해 발을 헛디뎌 발등 뼈가 부러졌을 때도...
원문 링크 : 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