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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이름보다 오래된 것들

 [고라니] 이름보다 오래된 것들

이름부터 가슴이 아픈, 그런 작은 노루들.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는데, 고라니에 대한 책이 있다길래 냉큼 샀다.

평소 고라니에 대한 애착이 대단했다. 밭에 널린 똥을 보면 그렇게 미안하다.

온 가족이 양파고 마늘이고 일단 어린 잎이라면 죄다 뜯어 흔들어보는 통에 '이놈의 시끼들'하고 미워지다가도 미안해진다. 원래 너네 밭이었는데 내가 뺏었다.

책은 고라니 사진기록물이다. 고라니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제대로 본 적 없다.

멀찍이서 고라니 우는 소리. 꽁지빠지게 도망가는 뒷모습이나 저어 멀리서 튀어다니는 모습은 꽤나 봤지만.

얼굴을 마주했던 적은 없다. 얼굴.

우리 말로 혼(얼)의 꼴이라 해서 얼굴이라고 했다. 고라니는 영락없는 무해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니까 해쳐도 되는 건 아닐텐데... 이런 이야기를 보는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날 얼마나 철없게 생각하실까.

고라니 가족이 실컷 먹고 남은 것으로도 풍족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언젠가...

고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