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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 9.28수복

 회상 9.28수복

서울역 앞 도동에서 폭격을 맞고 염리동 산동네 꼭대기 친정집에서 9.28을 산다. 내려다보이는 한강 모래사장에서 흰 연기와 함께 포탄이 씽하고 날면 연희 뒷산 게 왜 집 치는 소리 짱하고 흙 먼지가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른다.

인천 상륙의 몸살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한강 연대 쪽 중심인 염리동에 오발탄이 떨어지면 집안을 몽땅 쏟아 놓는다. 어디 선지 모르게 유탄이 오가는데 피난 못 간 아낙네가 우물을 긷다가 가슴 맞아 쓰러지며 울지도 못하는 피를 보았다.

총소리 뜸하면 피난 간 집 뒤져먹고 야채가게 썩은 무를 가마니에 썩썩 문질러 볼 메이게 씹으며 업은 아이 손 내밀어도 더 한 입 물어먹고 또 더 한 입 물어먹고 건네주는 숨 막히는 순간순간들이었다. 신촌에서 넘어오는 아현동 고갯길에 신던 군화가 잘못 쏟아진 사과같이 끊임없이 널려있어 그것을 주워다 아궁이에 지피면 콧구멍은 까맣고 징을 치며 "굴뚝 쑤셔~" 하는 사람처럼 눈만 빠끔하다.

한 밤 자고 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여인 한 명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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