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3시에 업무를 끝낸 뒤 캠핑장으로 향했다. 차주 보고 준비로 바빴지만 더 높은 직책의 요청으로 사무실 사람들 네 명이 힘을 모아 초대 캠핑을 준비했고, 본인은 당일 아침 컨디션 이슈로 취소 소식을 들었지만 제한된 시간 속에서도 우리끼리라도 떠나기로 했다. 홍철 없이 구성된 홍철팀이 캠퍼들 사이에서 멋대로 견인력을 발휘했고, 서로의 지향점을 다르게 두고도 함께 추억을 만들자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캠지기를 모 모현과 팔현으로 정하려다 고수들의 조언에 따라 팔현으로 방향을 잡았다. 남양주 쪽으로 가게 되었고 팔현은 10시 입실이 선착순이라는 점과 주말에는 북새통이 예상되지만 평일이라 한가한 편이라는 점이 특징으로 다가왔다. 아직도 전산화가 완전히 되지 않은 아날로그적인 분위기가 묘하게 독특했고, 앞에 앉은 여자 사장님의 모습은 게임 속 NPC를 연상케 했다.
참가 인원과 텐트 수, 차량 수를 묻는 분위기 속에서 1텐트 1차량에 4.5만원, 2텐트 4차량에 9만원을 계좌 이체로 지불했다. 도강을 해야 하는 상황은 그리 난이도가 높지 않았지만, 이 행위 자체가 시작 전 로딩 화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남겼다. 캠핑장으로 들어서자 잣나무 숲이 펼쳐지며 평판이 좋지 않은 곳 없이 숲속의 분위기가 다가왔고, 마치 미국의 국립공원 한쪽에 온 듯한 비현실감과 함께 캠핑의 본래 취지인 자연 속에서의 휴식이 떠올랐다. 데크 위 캠핑이 다소 인위적이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곳은 오히려 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사이트 배정이나 주차 위치도 정해진 규칙 없이 자유로운 편이었다. 사진에는 다 담기지 않지만 햇살과 나무 사이로 만들어지는 그림자들이 눈에 선명하게 남았다.
고수들의 텐트 비락이 금방 설치됐고, 타프와 텐트의 중간쯤에 비스케이그린 체어원 의자도 잘 어울렸다. 라디트의 키비툴리를 가져와 비락과 같은 공장에서 만든 커버 색상과 간단한 조립이 돋보였고, 10분 내로 완성되며 캠핑의 속도가 빨라졌다. 고요한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울퉁불퉁한 땅바닥이 다소 불편했지만 잣나무 사이의 공기가 차분함을 더해 주었다. 늘 보던 낭만적인 빈티지 장비들에 대한 매력도 새롭게 다가왔고, 닷사이23를 가져와 깔끔하게 페어링했다. 밤은 깊어지며 대화의 내용은 흐려졌지만 자연 속에서 숨을 고르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시간 자체가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신라면 건면 두 봉지를 끓여 선선한 바람 아래 라면을 먹는 순간은 형광등 아래의 식사보다 훨씬 풍미가 좋게 느껴졌다. 장작 두 망을 더 준비해 불씨는 새벽까지 타올랐다. 아침에 내려와 설거지와 세수까지 마무리하고 돌아오는 길, 팔현의 매력은 오프라인 예약의 제약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도 캠퍼들이 매너를 지켜 존중하는 문화였고, 11시 매너타임 같은 제도적 강요 없이도 잔잔한 바이브가 유지되는 점이었다. 기상이 살짝 기울어져 몸이 텐트 아래로 미끄러지는 일도 있었지만 깊은 잠을 잘 수 있었고 새벽의 새소리와 맑은 공기가 큰 위안을 주었다. 캠핑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삶의 작은 변화를 불러오는 방식으로 다가왔고, 바람이나 빛의 변화 속에서 멘탈 관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잠자리의 형태가 변화하지 않는 한, 근처의 탄천이나 공원에서도 새로운 공기를 마시는 것이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결국 금전적으로도 집에서 누워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 최적일 수 있지만, 자연 속에서의 체험은 여전히 가치가 크다고 느껴졌다. 정답은 없지만, 현재의 선택에 만족도가 높았고, 캠퍼들 사이의 협력과 상호 존중이 남다른 인상을 남겼다. 품절 중인 부시랩 후라이팬 스크래퍼를 이용해 눌러붙은 부분을 제거하고, 기름으로 표면을 닦아내는 철팬의 매력은 캠핑의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왔다. 서로의 개인기를 공유하는 자리에서 칼디 스프레드를 빵에 바르고 구워 먹는 장면은 크게 와 닿았고, 집에 돌아와 바로 구매 의욕을 자극했다. 짧은 시간 동안 회사 동료들과 함께한 아침 식사와 정리가 훌륭하게 마무리되었고, 이들의 노력과 배려가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떠나는 자리에서의 긍정적 여운이 오래 남아 있었고, 함께한 시간의 가치를 되새기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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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팔현캠프 (다시 가고 싶은 캠핑장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