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더 쥘 것이 뭐냐고 놓아버리라 한다 가슴 골을 파고들어 미련을 훑어가 버린다 어깨를 툭 치며 이젠 떠나라 한다 애초부터 시작은 없었노라고 다시 일어나라 한다 더 이상 맴돌지 말고 길을 가라 한다 바람 잘 날 없는 텅 빈 하루의 끝에서야 내 멱살을 놓아버리는 바람- 그 때 나누었던 말들은 희미해지고 마주 바라보던 얼굴은 구름인 듯 흐릿해지고 머물렀던 잠깐의 시간과 기억은 한 장의 묵은 사진되어 빛이 바래서 마른 우물처럼 비어만 가는 데 아직도 정거장의 손님처럼 서성이며 내 허전한 뒷덜미에 남아 있는 바람은- 네가 바래는 게 뭐였냐고 쥐어보라 하네 마음 갈피마다 오롯이 차오르게 하라 하네 이젠 오랜 방황을 접고 머무르라 하네 진작부터 끝은 없었다고 계속 멈추지 마라 하네 무작정 내딛지 말고 소용돌이처럼 갈앉거나 회오리처럼 날아 오르라 하네 바람은 바래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는다고 무심한 나처럼만 살아보라고 속삭이고 가는 저 바람은 - - 110529 일요일...
#
구름
#
시간
#
사진
#
방황
#
바람
#
미련
#
말
#
마음
#
기억
#
하루
원문 링크 :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