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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날

 새날

새날 세월에 금을 긋지 않기로 했어 하늘을 나는 새가 경계를 두지 않듯이 날짜도 계절도 지우고 나이도 지우고 그냥 살기로 했어 사람에게는 염(念)을 두지 않기로 했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미완의 여백이 있듯이 만날 때마다 담백한 향기만 놓아둔 채 그냥 품기로 했어 오늘은 내일보다 하루 빨라서 절망도 이르고 체념도 이르듯이 해를 넘긴 잔설처럼 살아남은 끈기로 그냥 꿋꿋하기로 했어 가진 것이 적으니 조급하고 먼 길에 여분의 신발도 꾸리지 못했지만 욕심을 가두면 화가 되고 먹구름이 되니 그냥 흘려 보내기로 했어 그래 나는 나야 비록 움트지 않은 씨앗일 망정 작은 밥상에 반찬종지 두어개 뿐이어도 느린 자유와 겸상을 할 수 있다면 그냥 웃기로 했어 1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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