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6학년 때로 기억한다. 조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던 같은 반 한 남학생이 유독 내 눈에 들어왔다.
덩치가 남산만한 그 남학생은 알고 보니 등교 전에 새벽 신문배달을 해야 할 만큼 집안 사정이 어려웠다. 당연히 도시락도 준비 못 했다.
도시락 먹는 시간이 되면 담임선생님은 홀연히 교실을 떠나셨고 60명이 넘는 반 친구들은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을 까먹었다. 당시 반장이었던 나는 그 친구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던 모양이다.
맨 뒤 책상에서 혼자 우두커니 앉아 앞만 보고 있던 그 남학생에게 어느 날부터 친구들의 밥과 반찬을 모아 건넸다. 아무 말 없이 흔쾌히 받아 맛있게 먹었던 아이.
성인이 되어 어느 날 문득 그 남학생이 홀연히 내 기억에서 떠오르기 시작하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자신의 배고픔을 달래주었던 친구의 손길이 고마워 짧은 손 편지를 건네주었던 그 남학생.
"고마워, 그리고 나 너 좋아해" 왜 그랬을까.. 읽는 순간 화들짝 놀라며 손 편지를 집어던졌다.
그 친구가 보는 앞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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