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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이 길을 같이 걷고 있다는 것

 단지 이 길을 같이 걷고 있다는 것

그래서인지 어른이 된 나는 새친구가 되기까지는 온몸의 신경을 세워서 경계하는 일이 많아진다. 분명히 우린 많은 시간을 살아 오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알게 되었는데, 친구 사귀는 법은 더 어려워졌고, 친구와 잘 지내는 법도 어려워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 길에서 만난 많은 사람은 일상에서 관계를 맺을 때 비하면, 서로의 많은 부분을 알지 못 한 채로 함께 걷는다. 단지 이 길을 같이 걷고 있다는 것, 같은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기본적인 생활 안에서 나누는 감정들이 오히려 더 친밀하게 만든다.

굳이 명함을 교환하면서 인사하지 않아도 되는 어떤 이해관계도 없는 낯선 사람들과 이렇게 빠른 시간안에 허물없이 친해진다는 것이 특히 나로서는 놀랍다. 그 어느 때보다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지 않지만,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수용적인 태도를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내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도 놀라운 변화였다 [김보미_걷는 하루 中]...

# 걷는하루 # 김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