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치심 다음 별에는 술 아저씨가 살고 있었다.
이번 방문은 매우 짧았지만 우울함은 엄청났다. “거기서 뭐 해?”
빈 병 한 무더기와 가득한 병 무더기 앞에 말없이 앉아 있는 술 아저씨에게 어린 왕자가 물었다. “술 마시지.”
침울한 표정으로 술 아저씨가 대꾸했다. “왜 마시는데?”
어린 왕자가 물었다. “잊어버리려고.”
술 아저씨가 답했다. “뭘 잊어?
측은지심에서 어린 왕자가 물었다. “부끄럽다는 걸 잊으려고.”
고개를 숙이며 술 아저씨가 답했다. “뭐가 부끄러운데?”
술에서 그를 꺼내 주고 싶은 마음에서 어린 왕자가 캐물었다. “마신다는 게 부끄러워!”
이렇게 말하고 술 아저씨는 그만 입을 다물었다. 당황한 어린 왕자는 곧바로 그 별을 떠났다. - 앙투안 마리 로제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서울: 새로운사람들, 2014, 59~60쪽.
수치심에서 도망치려고 약물에 손을 댔어요. 그런데 약을 한다는 데서 또다시 수치심이 들었죠.
결국 저는 수치심의 악순환에 갇혀버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