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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1세기 대군부인』이란 ‘그지 같은’ 텍스트와 ‘역사 고증 부족’이란 병신 같은 비난

 [리뷰] 『21세기 대군부인』이란 ‘그지 같은’ 텍스트와 ‘역사 고증 부족’이란 병신 같은 비난

나는 이 글에서 다루는 가정과 비판을, 오로지 내 시각으로 정리한다. 18세기 이금과 손자 이산이 강력한 전제군주국을 구축해 19세기에까지도 이를 유지했다면 20세기 초의 제국주의 파고를 견뎌낼 수 있었을지라는 대체역사적 가능성은 흥미로운 탐구다. 그러나 이 가능성을 뒷받침할 전제들은 하나씩 충족되어야 한다. 엘리트 구조의 변화와 사회의 안정을 병행하는 서사가 그 핵심이다. 피터 터친의 클리오다이나믹스에 따르면 엘리트 과잉생산과 민중의 궁핍화가 국가의 흥망을 좌우한다는 점을 19세기 조선의 맥락에 대입하면 설득력이 커진다. 세도정치 하의 관직 독점과 의자뺏기 경쟁이 심화하고 부의 독점이 생산 기반을 붕괴시키며 재정 위기로 귀결하는 흐름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대체역사 서사는 포스트모던적 전복의 서사를 통해, 현재의 현실로 허구의 역사를 이끌어 와야 한다. 이산의 아들 이양이 19세기 초부터 양반 세력을 억눌리고 새로운 지식인 계층을 궁정 엘리트로 키워 새로운 통치 질서를 마련했다는 정합성 있는 설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런 고민을 사실상 무시한다. 로맨스 서사에만 매달려 왕정을 끌어오는 장치를 허술하게 다루고, 국민이 왜 왕가를 사랑하는지에 관한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 결국 현실에 대한 기초가 약해지면서 서사는 부유하게 흐를 뿐이다.

또한 입헌군주제로의 이양과 대한/민국 간의 개념적 모순을 심각하게 다루지 못한다. 공화국의 원수는 대통령이고 왕이 국왕으로 남아 있는 형식은 서사적으로 성립 불가능한 모순이다. 19세기적 맥락에서 왕국과 제국, 공화국의 구분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독립과 제국주의의 충돌 속에서 자립 가능한 경제적 기반의 마련과 국제 정세의 합리적 고찰 역시 부재한다. 이로써 이 작품은 제국주의 시대의 현실적 제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개의치 않음’으로 상황을 수습하려 한다. 이러한 선택은 결국 국호의 문제를 가볍게 다루는 태도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이 논의는 역사 서사에서의 인식 편향에 대한 비판으로 귀결된다. 허경의 말처럼 사람은 자신의 체험을 진실로 고집하는 경향이 있고, 메타인지의 부족이 비판적 사고를 약화한다는 지적은 이번 드라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처럼 서사에는 지적 정합성과 역사적 책임이 필요하지만, 이 작품은 그 부분을 상당 부분 소홀히 했다. 공승연의 연기는 드라마의 한 축으로서 빛났지만, 전체 서사의 깊이를 채우기에는 미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