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연사박물관을 다녀온 기록은 변화 없이 오래된 분위기가 남아 있는 곳으로 남는다. 타임머신 여행을 꿈꾸듯 들렀지만 어쩌면 이곳의 핵심은 어제와 다름없는 모습에 있다. 실물사이즈로 추정되는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전시되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었고, 공룡은 티라노사우루스 외에는 잘 알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한편으로는 의외로 50년 전 제작된 듯한 동영상이 질 떨어지는 화면 퀄리티로 흘러나와 공간의 낡음을 실감하게 한다.
전시 공간의 2층과 3층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아쉬움이 크다. 이유를 알 수 없으나 예전부터 이어져 온 규칙 같아 보이고, 업데이트를 크게 시도하지 않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듯하다. 건물의 유지 관리가 기본적인 수준에서 멈춘 채, 월급과 공과금을 감당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느낌이 남는다. 과도한 기대보다 현실적인 운영의 한계를 느끼게 되며, 돈이 많은 후원이 있다면 공간이 좀 더 살려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스친다. 그냥 유지되는 데에 만족하는 듯한 분위기가 아쉽다.
비교적 올드한 분위기의 오스트리아 빈 자연사박물관과 달리, 이곳은 클래식함보다는 공간 자체의 낡음이 더 두드러진다.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부분도 있지만, 그것이 클래식한 멋으로 평가되기보다는 시대에 뒤떨어진 공간으로 비춰진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에는 1960년대 책이 남아 있고, 초중고 때 보던 과학 학습 전집도 남아 있다. 기부로 책들을 교체하는 움직임이 더 활발해져도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고, 전반적으로 변화에 대한 의지가 낮아 보이는 공간으로 기억된다. 진실은 잘 모르지만 뇌피셜로도 여겨지는 이 느낌은, 변화의 가능성과 공간 유지의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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