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가 꽤 괜찮은 리더인 줄 알았습니다. 주말엔 등산 가서 맑은 공기도 마시고, 가끔 팀원들에게 "힘들지?
형이 다 알아" 하며 어깨도 툭툭 쳐주는 그런 쿨한 부장님. 20년 동안 회사 밥 먹으면서 산전수전 다 겪었으니, 제 경험이 아이들에게도 피가 되고 살이 될 거라 믿었죠. 지난달, 입사 1년 차 김 사원과 1:1 면담을 하기 전까진 말입니다.
그날 저는 정말 작정하고 멋진 멘트를 준비했습니다. 2002년 월드컵 때 우리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제가 대리 시절 밤샘하며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을 때의 그 짜릿한 전율... 이걸 이야기해주면 김 사원 눈에서도 불꽃이 튈 줄 알았습니다.
한 10분 떠들었나? 김 사원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더군요.
팀장님, 말씀 중에 죄송한데요. 그래서 제가 구체적으로 뭘 하면 되고, 그걸 하면 제 고과에 몇 점이 반영되나요?
그리고... 옛날이야기는 좀 감성 꼰대 같으세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습니다. 꼰대도 아니고 감성 꼰대라니.
화가 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