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데뷔 때의 귀여운 동생 같은 모습에서 벗어나, 최근 레이가 보여주는 사복 패션은 완전히 다른 폼으로 탈바꿈했다. 틀에 박힌 청순함이나 하이틴 룩을 거부하고, 본인만의 엉뚱하고 키치한 무드를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일본 휴양지에서의 착장이 그 증거물로 꼽힌다.
가장 먼저 시선을 잡아끄는 건 상의다. 채도가 높은 핑크 색상의 오프숄더 톱으로 어깨를 드러내지만, 과감한 상의와 달리 하의는 의외로 80년대 레트로 분위기의 블랙 도트 팬츠를 선택했다. 7부 기장의 팬츠는 시각적으로 하체를 더 부해 보이게 할 위험이 있는데, 레이는 상의를 타이트하게 붙여 목선과 어깨에 시선을 분산시키고, 도트 패턴의 팽창 효과를 상쇄했다. 볼륨감이 큰 패턴에도 불구하고 여리한 핏으로 억눌렀다라는 설명이 따라붙는다.
또한 하체의 단점을 보완하는 신발 선택 역시 핵심이다. 도트 팬츠 아래에 딥한 데님 소재의 메리제인 플랫 슈즈를 매치했고, 은빛 자수가 들어간 정교한 디자인은 소재와 패턴의 충돌을 예술적으로 다듬었다. 로고나 화려한 액세서리보다 소재와 패턴의 조합으로 레트로 무드를 끌고 내려가는 감각이 돋보인다. 이로써 계절감과 분위기에 잘 맞춘 세련된 균형이 완성된다.
패션의 본질은 단순한 트렌드 추종이 아니라 공간과 분위기를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에 대한 이해에 있다라는 설명이 덧붙는다. 트렌드를 맹목적으로 따라가기보다 자신의 취향과 공간에서의 분위기를 정확히 아는 여유가 돋보인다. 이번 여행 룩은 그런 취향의 승리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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