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1월, 중국은 이중환율을 단일화(평가절하)하며 달러당 5.8위안이던 공식환율을 8.7위안으로 맞췄다. 이는 단순한 ‘환율조정’이 아니었다.
세계 시장의 무역 지도를 다시 써내려간 중요한 사건이었다. 당시 중국의 주력 수출품은 의류, 장난감, 가전, 가죽제품 등 노동집약적 경공업이었다.
그런데 환율이 하루 만에 약 50% 가까이 평가절하되자, 이 상품들의 달러 가격표가 통째로 재산정되었다. 파장은 경쟁구조가 비슷했던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주요 수출국들의 심장부를 직격했다.
수출이 둔화되자 달러 유입이 줄었고, 달러가 마르자 환율 방어용 탄약(외환보유액)이 빠르게 소진되었다. 이렇게 ‘수출 둔화 → 무역적자 → 보유고 감소’의 도미노가 시작되었다.
수출이 마르면, 방어용 달러가 마른다 이설아빠 1990년대 중반, 동남아는 ‘아시아의 기적’이라 불리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었다. 태국은 1993년 GDP 성장률이 8.3%, 인도네시아는 7.2%, 말레이시아도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