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포스팅의 주인공은 작곡가 유정연님이라는 점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오늘 소개하는 곡 '숙녀예찬'은 1992년에 결성된 밴드 아침 1집에서 처음 선보인 곡으로, 유정연님이 주축이 되어 만든 팀이었다. 서울대 기악과 출신의 유정연(바이올린)과 이영경(재즈 피아노)이 의기투합해 1집 <...Land of Morning Calm>을 발표했고, 당시에는 세련된 가요를 구현하겠다는 음색과 화성의 재즈적 감각이 돋보이는 음악들로 주목받았다. 강렬한 훅이나 확실한 극적 구성의 유행가와 달리 음악적 소신이 담긴 작품들이라, 청취자들에게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 결과 라디오에서 자주 들리며 대중의 관심을 얻기 시작했다. 가사와 멜로디가 어우러진 후렴은 여성 팬들의 호응을 불러일으켰고, 방송 음악으로도 환영받는 계기가 됐다.
작사와 작곡 정보를 살펴보면, 원래 유정연 작곡가는 친분이 깊었던 싱어송라이터 노영심 씨에게 이 곡의 작사를 의뢰했다. 녹음 당일까지 가사가 완성되지 않아 녹음 스케줄을 더는 수가 없자 결국 직접 펜을 들어 가사를 완성했다. 처음 계획과 달랐지만, 이로 인해 순수한 사랑의 감성이 더욱 또렷하게 담겨 곡의 매력이 더해졌다는 평이 있다. 1992년에 발표된 밴드 아침의 1집 표지 역시 이 시기의 음악적 흐름을 보여주며, 당시 라디오 중심의 활동으로 TV 방송은 비교적 덜 노출됐지만, 레트로 시티팝이 재조명을 받던 시기에 팬층이 꾸준히 늘어나며 주목받았다. 이러한 재조명 속에서 1집 활동 종료 후 유정연이 미국 필라데피아에서 녹음한 미공개 음반 2집이 27년 만인 2021년에 발매되기도 했다.
또한 2집 준비 과정에서의 인연은 음악사적으로 흥미롭다. 1집이 입소문으로 확산되던 시기에 김현철이 유정연에게 협업을 제안했고, 유정연-이영경-김현철의 3인조 구성이 계획되었으나 여러 여건상 성사되지는 못했다. 다만 이러한 인연은 later에 김현철과의 협업으로 이어져 3집의 '음악은'과 6집의 '거짓말도 보여요'에 함께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다. 상업적 유행에 휩쓸리기보다 음악적 자유를 택한 아침의 길은 결국 진정한 음악적 깊이와 맑고 싱그러운 분위기의 '숙녀예찬'으로 남아 있다. 이 곡을 들으며 당시의 노래들이 가진 힘과 음악적 방향성이 어떻게 현재의 시티팝 재조명 속에서도 살아 숨 쉬는지 느낄 수 있다. 평온한 주말을 보내는 이들에게도 이러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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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레트로 시티팝의 숨겨진 보석, 밴드 아침의 ‘숙녀예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