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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물흐물 액체가 된 날

 흐물흐물 액체가 된 날

어젯밤부터 조짐이 보였다. 분명 해가 지고 깜깜한데도 방 안이 식을 기미가 보이질 않는 것이었다.

심지어 시원한 물로 샤워를 했는데도 후덥지근하길래 아 이거 무언가 잘못되었구나 생각했다. 선풍기를 틀어놓고 잘까도 싶었지만 타이머 기능도 없는 비루한 탁상용 선풍기를 밤새 틀어놨다간 까딱하다 과열로 불이 날 것만 같았다.

그렇게 안전한 열대야를 선택하고 난 다음날인 오늘. 오늘은 하루종일 가관이다.

하루 종일 일터에서 일을 했다. 냉방 공조기를 계속 틀어놓아 사무실 안은 나름대로 쾌적한 환경이었지만 이 무더위는 실내 온도를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선 몽마처럼 사람들의 기운을 쭉쭉 뽑아나갔다.

점심을 든든히 먹었음에도 힘을 낸 건 잠시뿐이었다.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높다는 2시 반(한국 표준 시간 기준)이 지나자 점점 눈에 힘이 풀려갔다.

홍채와 진대가 점점 제구실을 못하는 게 느껴지면 느껴질수록 마음속에서 점점 가시가 돋치는 게 느껴졌다. 별로 하는 일은 없었지만 종이 베인 상처가 욱신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