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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라벨 | 완벽이라는 이름의 갑옷을 두른, 역사상 가장 섬세하고 까칠했던 '소리의 연금술사'

 모리스 라벨 | 완벽이라는 이름의 갑옷을 두른, 역사상 가장 섬세하고 까칠했던 '소리의 연금술사'

모리스 라벨 (Maurice Ravel, 1875–1937) 베토벤이 자신의 내장을 다 끄집어내어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였다면, 모리스 라벨은 그 내장을 한 올 한 올 금실로 수놓아 완벽한 비단 주머니에 담아 건네는 작곡가다.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치 최고급 기계식 시계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듯하다.

수백 개의 태엽과 톱니바퀴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물려 돌아가며, 정교하고 완벽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스트라빈스키가 그를 두고 '스위스 시계 장인'이라고 불렀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의 음악에는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뜨거운 감정 과잉이나 자기 연민 따위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그 자리에는 서늘한 지성, 완벽한 형식미, 그리고 감정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파리지앵 시크'의 정수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성향은 그의 삶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당대 최고의 '패셔니스타'이자 결벽증에 가까운 '깔끔쟁이'였다.

늘 완벽하게 재단된 옷을 입고,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짐이 없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