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스카이워크에서 황홀한 일몰을 바라본 뒤, 총 8km에 달하는 아차산 등산코스 종주에 올랐다. 시간 여유가 좀 더 있었다면 용마봉 정상까지 찍고 내려오는 그림이었겠지만, 하산 지점의 유명한 맛집이 10시 마감이라 몸으로 시간을 재며 시작부터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사가정역에서 출발해 스카이워크를 잠시 거친 뒤 용마산 깔딱고개를 넘어가며 내 다리 근육은 점점 더 버티는 힘을 잃어갔다. 그러나 어둠이 깔린 능선을 따라 도심의 불빛이 펼쳐질 때면 육체적 고단함은 찬란한 시각적 쾌감으로 순식간에 상쇄되었다. 좌측 구리시의 은은한 빛과 우측 서울 도심의 네온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오며, 삼국시대부터 이어진 보루의 흔적이 남아 있는 능선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4보루와 3보루를 지나 296m 정상의 팻말에 다다르며 숨 가쁘게 달렸고, 용마산 깔딱고개의 570계단은 한걸음 한걸음 체력의 한계를 시험했다. 정상에서 하산길로 접어들자 해맞이공원을 지나고 고구려정 야경 뷰포인트에 이르렀다. 팔각정의 우아함과 산속의 고요함, 한강물결의 흐름이 어우러진 야경은 또렷한 대비를 남겼다. 길을 잘못 들어 엉뚱한 주택가로 빠진 순간도 있었지만, 속세로의 귀환은 짙은 어둠을 뚫고 포장 맛집으로 직행하게 만들었다. 밤 10시 마감을 앞둔 포장 매장에서 매콤달콤한 야식을 손에 넣고, 8km의 땀방울과 삼국시대의 역사를 품은 능선의 기억을 품에 안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이 여정은 서울 야경과 역사를 체감하는 완벽한 피날레였고, 아직도 강렬한 여운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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